창의력을 무덤을 파려면 인센티브주세요.

문이재
2024-04-09
조회수 705

하버드대에서 교수로 활약한 저명한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가 쓴 '도덕경제학(The moral economy)'에서 나온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볼게요.


해리 트루먼이 대통령으로 집권하던 시절, 백악관 참모진들은 정말 바쁜 일상을 보냈어요. 매주 금요일 오후 회의는 밤 8시나 9시까지 이어지곤 했죠. 토요일 오전에 다시 시작하기 위해 간신히 종료되었답니다. 그럼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고, 백악관은 항상 활기가 넘쳤데요.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은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는 참모진들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답니다. 그런데 그 후로 토요일 회의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어요. 보상을 받지 않을 때는 힘들어도 웃으면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 돈을 받기 시작하자 의욕이 떨어지고 동기부여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랍니다. 보울스 교수는 이를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자신을 인센티브에 의해 움직이는 수동적 존재로 보게 되며, 자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라고 설명했어요.


인센티브가 없었을 때는 힘들어도 웃으면서 열심히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으로 보상을 해주니 의욕도 떨어지고 동기부여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보울스 교수는 "인센티브라는 틀이 생기면 자신을 인센티브에 의해 움직이는 수동적 존재로 규정하고, 더 이상 자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고 했답니다.


인센티브가 항상 우리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지는 않아요. 좋은 의도에도 '크라우딩 아웃(crowding-out)'이라는 역효과가 생기기도 하거든요. 벌금이나 상이 없으면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 인센티브의 전제에요. 사람들의 의욕을 꺾어 버릴 수 있는 거죠.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의 경우가 그래요. 판매량, 배송량, 고객 만족도 등의 목표 달성에 따라 추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어 개인의 노력과 성과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에요. 인센티브는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업무 스트레스를 유발해요. 개인의 건강과 워라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비윤리적 행위 유발 가능성이 커요. 일부 직원들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트루먼의 사례와 같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몇 푼에 팔아넘기고 싶지 않은 것이겠죠. 물질적 인센티브는 사람들의 내적 동기를 파괴할 수 있으니 인센티브 제도는 신중하게 활용해야 해요. 이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에게도 적용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조직 생활을 하며 바라본 바로 인센티브가 위험하다는 최대 단점은 이거예요.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맞춘 인센티브 시스템은 장기적인 투자와 발전을 저해하고, 위험 감수를 회피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요. 실적만 채워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죠. 조직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아래 이야기를 접하면 쉽게 이해 갈 거예요.


영국이 인도를 통치했던 때에 맹독성 코브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났어요. 코브라를 잡아 오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기로 했죠. 보상을 받기 위해 사람들은 코브라를 잡기 시작하면서 피해자 수가 점차 줄어들었어요. 이 정책은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잡아 오는 코브라 숫자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욱 늘어났어요. 코브라가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으로 코브라를 키워서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죠. 심지어 코브라 농장까지 만들어버렸어요. 취지와 달리 악용된 것을 알게 되었고, 정책은 중단됐어요. 코브라를 키우던 사람들은 더 이상 코브라를 키울 이유가 없어졌고, 키우던 코브라를 방사하게 되면서 코브라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됐다고 해요. 이 사건을 유래해 제도나 정책이 역효과를 가져오는 현상을 '코브라 효과'라 불러요. 성과 지표를 보상과 연계하는 순간, 의도와는 달리 전혀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죠.

인센티브 시스템은 조직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신중하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조직의 특성, 목표, 직무 유형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장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신중하게 설계 및 운영해야 하는 것이죠. 시스템의 효과를 지속해서 평가하고 개선해야 하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과거에는 단순 반복 업무가 대부분이라 인센티브와 같은 외적 동기에 초점을 맞춘 조직 운영이 효과를 거둘 수 있었어요.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다양성을 무기로 한 다양한 관점과 조직을 혁신으로 이끌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 과연 인센티브가 옳은 결정일지? 생각해 봐야 해요. 이 부분은 아이들 양육하는 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결국 모든 힘의 근원은 내면에 있어요. 내적동기를 증폭시켜서 증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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